그리스는 발을 딛는 순간부터 눈부신 햇살과 파란 바다가 마음을 감쌉니다. 역사, 예술, 신화가 공존하는 이 땅에서 여행자는 단지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풍경과 감정의 일부로 흡수되는 느낌을 받게 돼요.
2025년 여름, 저는 아테네에서 시작해 미코노스와 산토리니를 여행했어요. 그 여행이 끝나갈 무렵,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기념품’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죠. 그리스의 기념품은 단지 예쁜 물건이 아니라, 그날의 빛과 향기, 감정까지 담겨 있는 ‘감각의 기록’이었어요.
이 글에서는 감성도 실용성도 놓치지 않는 혼합형 그리스 기념품 추천 리스트를 소개합니다.
산토리니 세라믹 & 블루 장식 소품
산토리니에 도착했을 때, 저는 색에 압도당했습니다.
하얀 벽, 파란 지붕, 황금빛 햇살. 그 모든 색이 조화를 이루는 마을에서는 기념품 하나조차도 마치 풍경에서 잘라낸 조각 같았어요.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블루 세라믹 장식품. 산토리니 마을을 본뜬 미니어처, 손바닥만 한 접시와 타일, 파란 눈 ‘마티(Mati)’가 그려진 장식품들은 모두 수작업으로 제작되어 조금씩 모양과 색이 다릅니다.
제가 방문한 피라(Fira) 마을에는 “Earth & Water”, “Spira Ceramic Art” 같은 세라믹 전문 공방이 있었고, 그곳에서 만든 머그컵과 향초 홀더는 실용성과 감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었어요.
특히 ‘마티’는 그리스 전통 부적으로, 악운을 막아주고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벽걸이 장식, 냉장고 자석, 컵받침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여행자에게는 귀여운 기념품이자 그리스인의 신념을 담은 상징입니다.
저는 손바닥 크기의 마티 타일을 하나 골랐는데, 햇살을 받으면 은은한 파란빛이 반사되어 작은 공간에서도 지중해의 온기를 느끼게 해 줍니다.
또한, 산토리니의 미니어처 건물 시리즈는 현지 건축 양식을 정교하게 재현해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완벽해요. 하얀 벽돌 벽에 파란 문, 작은 곶감 화분까지 놓인 이 미니 조각은 그리스에서의 하루를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을 줍니다.
• 마티 세라믹 타일: 7~15유로
• 미니어처 건물 세트: 20~40유로
• 수공예 머그컵/접시: 12~25유로
• 향초 홀더/오브제: 10~18유로
• “Handmade in Greece” 표시 확인 필수
• 포장은 에어캡+티슈페이퍼+박스 요청 시 무료 제공
• 피라/이아 거리보다 소규모 골목 공방에서 가격이 저렴해요
그리스 전통 식품 (올리브오일, 꿀, 오조)
그리스 여행의 진짜 기념품은 입 안에 남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올리브오일과 허니, 그리고 오조(Ouzo)였어요.
먼저, 그리스 올리브오일은 맛이 다릅니다. 크레타 섬과 펠로폰네소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이 오일은 약간의 씁쓸함과 허브 향, 그리고 햇살을 머금은 듯한 부드러움이 특징입니다.
특히 Terra Creta, Oliveology, Ladolea 같은 브랜드는 현지에서도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며, 선물용으로도 인기 있는 세라믹 병 제품을 판매해요.
저는 Ladolea의 도자기 병에 담긴 엑스트라 버진 오일을 구매했는데, 선반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인테리어 소품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고, 맛은 풍부하면서도 잔향이 깔끔했어요.
그다음은 그리스 꿀(Meli). 타임허니(Thyme Honey), 소나무꿀(Pine Honey), 오렌지 블라섬 허니 등 지역마다 향과 색이 다르고, 유기농 생산 방식이 많아 입에 닿는 순간부터 ‘자연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아테네의 Varvakios 시장에서 소포장 꿀을 골랐는데, 조금만 넣어도 차나 요구르트에 향이 살아나서 아침이 달라졌습니다.
그리고 독특한 전통주 오조(Ouzo)도 추천하고 싶어요. 아니스향이 강한 이 증류주는 얼음과 함께 마시면 투명했던 액체가 뿌옇게 변하면서 향이 퍼지죠.
보통 Barbayanni, Plomari 브랜드가 유명하며, 작은 50ml 미니어처 병도 있어 선물용으로 좋습니다. 단, 한국 입국 시 주류 반입량 확인 필요하니 주의하세요.
올리브오일, 꿀, 오조는 모두 작고 가볍고 유통기한이 길어서 기념품으로 완벽했고, 무엇보다 매일의 식탁에서 그리스를 기억하게 해주는 물건이었어요.
• Terra Creta 올리브오일 500ml: 8~15유로
• Ladolea 세라믹 병 오일: 15~25유로
• 허니 소포장 (250g): 5~10유로
• 오조 미니어처 (50ml): 2~4유로 • 오조 일반병 (200~350ml): 6~12유로
• 올리브오일: Terra Creta, Oliveology, Ladolea 중 선택 추천
• 꿀은 차가운 곳 보관 필요 → 수화물 또는 보냉백 권장
• 오조는 항공 수하물 반입량 주의 (총 1L 이내)
수공예 주얼리 & 그리스 신화 소품
그리스 거리의 작은 보석상들은 ‘신화의 조각’을 진열해 놓은 것 같았습니다.
모던하면서도 고전적인, 그리고 어떤 상징이 담긴 액세서리들이 조명을 받으며 반짝이는 모습은 단순한 패션이 아닌 그리스의 문화 그 자체였어요.
가장 눈에 띄는 건 올리브잎 모양의 팔찌와 귀걸이. 올리브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평화와 지혜의 상징이자, 아테네의 상징물이기도 하죠.
피라, 이아, 플라카 거리의 장신구 상점에서는 황동, 은, 골드 도금으로 제작된 수공예 주얼리를 쉽게 만날 수 있고, 브랜드보다는 작가 이름을 내건 점포가 많아 하나뿐인 작품을 구매하는 느낌이 있어요.
제가 고른 건 ‘데메테르’라는 공방에서 만든 올리브잎 귀걸이와 석류 모양 펜던트 목걸이. 그리스 신화의 여신 이름을 따서 만든 이 브랜드는 간결하지만 의미 있는 디자인으로 여행자들에게 인기입니다.
또한 신화 속 상징 소품도 추천하고 싶은 기념품이에요. 대표적으로는 페가수스, 미노타우로스, 파르테논 조각 모형 등이 있고, 대리석 재질의 소형 조각상은 책상 위에 놓기 좋고, 기원전 유물 스타일로 제작된 접시, 트레이, 액자도 판매됩니다.
이런 소품들은 Benaki Museum Shop, Museum of Cycladic Art 내 기념품 코너에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형태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특히 플라카 지역에서는 그리스 도자기 페인팅 워크숍을 체험한 후 직접 만든 작품을 가져갈 수 있는데, 그것도 하나의 기념품이 될 수 있죠.
작고 조용한 골목에서 만난 주얼리, 작은 신화의 파편처럼 다가온 조각상들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그리스 여행의 여운을 깊게 만들어주는 존재였어요.
• 수공예 귀걸이/목걸이: 10~35유로
• 올리브잎 팔찌/반지: 15~45유로
• 소형 조각상/레플리카 접시: 8~20유로
• 미술관 공식 굿즈 (박물관 샵): 12~50유로
• 작품명/작가명 표기된 수공예품은 정품 인증서 요청 가능
• 박물관 공식 굿즈는 온라인보다 현지 구매가 저렴
• 귀국 시 액세서리는 기내 수하물에 넣는 것 추천
결론: 기념품은 감정의 형태였습니다
그리스에서 돌아와 가장 먼저 꺼낸 것은 기념품이었습니다. 그 작은 물건들이야말로 햇살, 바다, 풍경,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으니까요.
산토리니의 파란 세라믹, 크레타에서 산 올리브오일 한 병, 플라카 골목의 은 귀걸이 한 쌍. 이 모든 것이 나만의 그리스 여행이자, 감정의 지도였어요.
2025년 그리스를 여행하신다면 단순히 예쁜 것이 아닌, 시간이 머무는 물건을 기념품으로 선택해 보세요. 그 물건은 당신의 일상 속에서, 다시 그 여행을 꺼내줄 테니까요.